달리던 중국산 SUV 뒷바퀴 통째로 이탈…체리자동차 8,878대 리콜, 품질·안전성 논란 확산
말레이시아서 후륜 차축 분리 사고…제조사 용접 강도 부족 인정, 당국 차량 등록 중단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체리(치루이)가 해외에 수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 주행 중 뒷바퀴와 차축이 통째로 분리되는 사고가 발생해 자동차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고 차량은 2023년형 체리 오모다 5(OMODA 5)로, 제조사 측은 후륜 차축의 용접 부위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대규모 리콜에 나섰다. 특히 동일 차종에서 과거에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자동차업계의 급속한 해외시장 확대와 품질관리 수준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주행 중 뒷바퀴 두 개와 차축 분리…인명 피해는 없어 사고는 지난 6일 싱가포르와 인접한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서 발생했다. 현지 도로를 달리던 2023년형 오모다 5 차량의 후륜 차축이 차체에서 분리되면서 뒷바퀴 두 개가 함께 떨어져 나갔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고 현장 영상과 사진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면서 차량의 구조적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차축은 자동차 바퀴를 지지하는 핵심 부품으로, 주행 중 차체에서 분리될 경우 차량 제어력을 잃거나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 차량 승인·신규 등록 중단 말레이시아 당국은 사고 발생 이후 해당 차량에 대한 행정조치에 착수했다. 말레이시아 도로교통국은 오모다 5의 차량 형식 승인(VTA)과 신규 차량 등록을 중단했다. 에디 파들리 도로교통국장은 11일 성명을 통해 이번 사고가 해당 차종의 안전성에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지 교통당국은 차량 생산·조립 공정뿐 아니라 후륜 차축 부품 공급업체에 대해서도 기술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체리자동차, 용접 강도 부족 인정…8,878대 리콜 제조사인 체리자동차는 11일 공식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후륜 차축 용접 부위의 강도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에 수출한 오모다 5 차량 8,878대를 대상으로 리콜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중국 내수시장과 다른 해외시장에 판매된 동일한 차량에 대해서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체리 측은 문제가 된 사양의 차량이 이미 단종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부품의 결함이 언제부터 발생했는지, 다른 국가에 판매된 차량에도 같은 위험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2024년에도 같은 부위 파손…반복된 결함 논란 이번 사고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과거에도 동일 차종에서 후륜 관련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오모다 5가 말레이시아에 출시된 지 약 한 달이 지난 2024년 4월에도 후륜 파손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말레이시아 당국은 판매 중단 대신 약 600대의 차량을 리콜해 점검하도록 했다. 이 가운데 문제가 있는 부품이 사용된 60대에 대해서는 후륜 차축을 교체했다. 그러나 약 2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유사한 부위에서 다시 사고가 발생하면서 기존 리콜과 품질 개선 조치가 충분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해외 판매 급증한 체리…수출 확대 속 품질관리 시험대 체리자동차는 중국 자동차업계에서도 해외시장 비중이 높은 제조업체로 꼽힌다. 체리의 오모다와 재쿠(JAECOO) 브랜드는 세계 77개국에 진출했으며 누적 글로벌 판매량은 130만 대를 넘어섰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체리의 수출량은 155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65.6% 증가했다. 특히 9월에는 20만7,800대를 수출해 중국 자동차업계의 월간 수출 최대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해외 판매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핵심 부품의 안전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되면 브랜드 신뢰도와 향후 판매 전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내수시장 침체…해외 수출 의존도 증가 중국 자동차업계가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내수 판매 부진도 자리하고 있다. 중국승용차연합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중국 승용차 소매 판매량은 161만8,000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0% 감소했다. 올해 1~9월 누적 판매량도 1,333만 대로 전년 대비 21.7% 줄었다. 신에너지차의 9월 소매 판매량 역시 108만 대로 16.7%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승용차 수출은 91만7,000대로 전년 대비 73.7% 증가했고, 신에너지차 수출은 55만8,000대로 163.5% 급증했다. 내수 판매가 위축되는 가운데 수출이 중국 자동차산업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도 중국산 신에너지차 수입 증가 중국 자동차의 해외 진출 확대는 한국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한국이 수입한 중국산 신에너지차는 1만7,136대로, 중국의 신에너지차 수출 대상국 가운데 9위를 기록했다. 올해 1~8월 누적 수입량은 11만354대로 수출 대상국 순위 8위에 올랐다. 중국산 자동차의 국내 유입이 확대되는 만큼 차량 안전성, 부품 품질, 사후관리와 리콜 대응 체계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사고는 특정 제조사의 특정 차종에서 발생한 것으로, 이를 중국산 자동차 전체의 결함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브레이크 페달 파손 영상까지…중국 내에서도 품질 우려 최근 중국 자동차업계에서는 체리 외의 다른 브랜드를 둘러싼 품질 논란도 제기됐다. 지난 8일에는 화웨이 관련 고급 다목적차량(MPV) 마에스트로 V800이 시험 주행 중 브레이크 페달이 부러지는 장면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이에 중국공산당 저장성 선전부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계정 '저장선전'은 일부에서 품질 문제 제기를 자국 자동차산업에 대한 흠집 내기로 몰아가는 태도를 비판했다. 품질과 안전에 관한 문제는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취지다. 유럽 수출 규제까지…중국 자동차업계 이중 부담 중국 자동차산업은 해외시장에서도 새로운 제약에 직면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중국산 하이브리드차에 연간 35만 대 규모의 수입 쿼터를 이르면 12월 1일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중국 상무부와 합의했다. 중국 정부도 내년 4월부터 신에너지차 수출에 적용하는 부가가치세 환급률을 기존 13%에서 9%로 낮출 계획이다. 수출 환경이 변화하는 가운데 자동차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신뢰까지 흔들릴 경우 중국 자동차업체들의 해외시장 확대 전략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번 체리 오모다 5 사고의 핵심은 단순한 차량 고장을 넘어, 과거 유사한 결함이 지적됐음에도 주행 중 차축 분리 사고가 다시 발생했다는 점이다. 말레이시아 당국의 기술 감사와 제조사의 리콜 결과에 따라 결함의 원인과 책임 범위가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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