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창단 첫해부터 존립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민주당 김상욱 울산시장의 ‘울산 웨일즈 유지 재검토’에 반대한다
김상욱 울산시장이 울산 웨일즈 운영에 연간 약 6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는 이유로 시즌 종료 후 시민 의견을 수렴해 구단 운영 방향을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사업을 점검하겠다는 원칙 자체는 당연하다. 그러나 창단 첫 시즌이 채 끝나기도 전에 구단의 존립 가능성부터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성급하고 부적절하다. 울산 웨일즈는 단순히 승패만으로 평가할 수 있는 야구팀이 아니다. 울산의 이름을 달고 뛰는 지역 연고 구단이며, 선수들에게는 다시 도전할 기회를 제공하고 시민들에게는 새로운 여가와 응원 문화를 만들어 주는 공공 스포츠 자산이다. 이런 팀의 성과는 한 시즌의 수익과 지출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울산 웨일즈는 시즌 초반의 어려움을 딛고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선두권에 올랐으며, 홈경기 누적 관중도 5만 명을 넘어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창단 첫해부터 시민들의 관심과 경기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존폐 논의가 아니라 운영을 안정시키고 성장 가능성을 키우는 일이다. 1. 스포츠 구단은 단기 수익사업이 아니다 프로야구단,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시민구단은 일반 기업처럼 즉각적인 흑자를 내기 어렵다. 지역 스포츠 육성, 시민 여가, 도시 홍보, 유소년 선수의 진로 확대처럼 돈으로 바로 계산하기 어려운 공익적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연간 60억 원이라는 숫자만 크게 제시하면 시민에게는 구단이 거대한 재정 부담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예산이 어떤 항목에 사용됐는지, 지역경제와 고용에 어떤 효과를 냈는지, 관중과 유소년 야구 참여가 얼마나 늘었는지까지 함께 공개해야 공정한 평가가 가능하다. 비용만 공개하고 효과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존폐를 암시한다면, 그것은 객관적인 평가가 아니라 결론을 정해 놓은 여론 조성이 될 수 있다. 2. 창단 첫해에 성공과 실패를 단정할 수 없다 어떤 스포츠 구단도 창단 첫해에 완성되지 않는다. 선수 구성, 팬층 형성, 후원사 확보, 지역 학교 및 생활체육과의 연계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적어도 3년에서 5년 정도의 중장기 목표를 세우고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 그런데 첫 시즌 도중부터 유지 여부가 거론되면 선수단은 경기력에 집중하기 어렵고, 기업은 후원을 망설이며, 시민들은 응원하던 팀이 곧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결국 시장의 발언 자체가 구단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 한국 프로야구 은퇴 선수 모임인 일구회와 선수협이 우려를 표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은 예산 효율성 검토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시즌이 끝나기 전에 해체 가능성으로 받아들여질 발언을 한 것은 구단과 선수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3. 전임 국민의힘 시장의 사업이라는 이유로 흔들어서는 안 된다 지방정부가 바뀌면 기존 사업을 점검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전임 시장이 시작한 사업이라는 이유로 상징적인 정책부터 뒤집는 관행은 바람직하지 않다. 스포츠에는 여야가 없고, 응원석에는 진영이 없어야 한다. 울산 웨일즈가 잘못 운영됐다면 문제를 바로잡으면 된다. 불필요한 지출이 있다면 줄이고, 방만한 조직이 있다면 개편하며, 시민 참여가 부족하다면 확대하면 된다. 개선할 수 있는 사업을 폐지부터 검토하는 것은 행정의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전임자의 사업을 지우는 것이 개혁이 아니라, 좋은 사업은 이어 가고 부족한 부분을 고치는 것이 진정한 시정 혁신이다. 4. 존폐 논의보다 자립 방안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 김상욱 시장이 정말 울산시의 재정 부담을 걱정한다면 구단 해체 가능성을 언급하기 전에 자립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지역 기업 후원 확대, 시민회원제 도입, 홈경기 콘텐츠 강화, 유료 관중 확대, 구단 상품 개발, 유소년 야구교실 운영, 지역 축제 및 관광과의 연계 등 수익과 참여를 늘릴 방법은 많다. 울산은 대기업과 산업 기반이 강한 도시다. 지역 기업과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를 만든다면 시의 재정 부담을 점차 줄이면서도 구단은 유지할 수 있다. 운영 개선 방안은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존폐 문제부터 꺼내는 것은 시장이 해야 할 적극적인 해법 제시와는 거리가 멀다. 5. 시민 의견 수렴은 존폐를 위한 요식행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시민 의견을 듣겠다는 말은 옳다. 그러나 설문 문항과 정보 제공 방식에 따라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매년 60억 원을 계속 투입할 것인가”라고만 묻는다면 반대가 많을 수밖에 없다. 반면 “연간 예산을 투입해 지역 연고 구단, 선수 일자리, 시민 여가, 유소년 야구와 도시 홍보 효과를 유지할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시민 의견 수렴에 앞서 운영비 세부 내역, 관중 수, 지역경제 효과, 선수 고용, 유소년 야구 기여도, 향후 수익 개선 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존폐 결론을 정당화하기 위한 여론조사가 아니라 시민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는 공론 과정이어야 한다. 울산 웨일즈를 없앨 것이 아니라 제대로 키워야 한다 울산 웨일즈는 이제 막 출발했다. 첫 시즌부터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는 팀을 충분한 평가 기간도 없이 흔드는 것은 울산 스포츠의 미래를 스스로 포기하는 일이다. 김상욱 시장은 구단 유지 재검토 발언을 거두고, 최소한의 중장기 운영 기간을 보장해야 한다. 동시에 재정 투명성 강화와 민간 후원 확대, 시민 참여형 운영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 울산 웨일즈는 특정 시장의 구단도, 특정 정당의 구단도 아니다. 울산 시민의 이름을 달고 뛰는 울산의 자산이다. 평가하되 성급하게 없애지 말라. 개선하되 정치적으로 흔들지 말라. 울산시는 웨일즈의 존폐가 아니라 성공 방안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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