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농민 200여명 트랙터 시위…“CPTPP 가입 추진 중단하라”
정부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 방침에 반발한 전남광주 지역 농민들이 트랙터와 트럭을 동원한 대규모 집회에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과 전국여성농민총연합광주전남연합, 전국쌀생산자협회광주전남본부 소속 농민 200여명은 10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청사 앞에서 농민대회를 열었다. 현장에는 트랙터 20여대와 트럭 100여대가 동원됐다. 농민들은 정부가 농산물 가격 하락과 생산비 상승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CPTPP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CP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으로, 회원국 간 상당수 품목의 관세를 낮추거나 없애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현재 일본과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칠레, 페루,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이 참여하고 있다. 농민단체들은 시장 개방이 확대될 경우 국내 농축산물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특히 규모가 작은 농가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농업 생산비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수입 농산물과의 경쟁까지 심화될 경우 농가 경영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방울토마토 5kg 팔아도 남는 게 없다” 집회에서는 실제 농가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전남 영암에서 방울토마토와 멜론을 재배하는 한 농민은 올해 방울토마토 가격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공판장에서 방울토마토 5kg 한 상자를 8000원에 판매해도 인건비와 포장비, 공판장 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모종비와 연료비조차 충당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농민들은 최근 폭염 등 기후 변화로 생산 여건은 악화하는 반면 농자재·인건비·에너지 비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며 농산물 가격 안정과 생산비 보장 정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첨단산업만 바라봐선 안 돼” 이날 집회에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반도체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육성에 집중하는 동안 농업 정책은 상대적으로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일부 농민은 “그렇게 반도체가 좋으면 농산물 대신 반도체를 삶아 먹으라”는 강한 표현을 사용하며 농업과 식량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농민단체들은 또한 재생에너지 사업과 산업단지 개발 등으로 농지가 줄어들고, 농업용수와 송전시설 문제까지 겹치면서 농촌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농민단체 “농산물 가격·생산비 대책부터 마련해야”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농산물 가격을 시장에만 맡기는 방식에서 벗어나 생산비 보장과 가격 폭락에 대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농민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CPTPP 가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에 가입 추진 중단을 요구했다. 정부가 향후 CPTPP 가입 절차를 본격화할 경우 농축산업 분야의 시장 개방 범위와 피해 보완책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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