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한 달 일하고도 ‘평생 국민연금’…외국인 추후납부 허점 논란
국내에서 불과 한 달간 국민연금에 가입했던 외국인이 이후 119개월치 보험료를 한꺼번에 납부해 최소 가입기간 10년을 채우고 평생 연금을 받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국민연금 추후납부 제도의 형평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례로 알려진 중국인 A씨는 방문취업 비자로 한국에 입국해 한 달 동안 국민연금에 가입했다. 이후 60세가 된 뒤 이미 납부했던 보험료를 반환일시금으로 받는 대신, 과거 미납기간에 해당하는 119개월분 보험료를 한꺼번에 납부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로써 국민연금 노령연금 수급에 필요한 최소 가입기간 120개월을 충족해 현재 매달 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쟁점은 이른바 ‘추후납부 제도’다. 이 제도는 원래 출산·육아, 실직, 경력단절 등으로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지 못했던 가입자가 나중에 보험료를 추가로 납부해 가입기간을 늘릴 수 있도록 마련됐다. 가입자의 노후소득 보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이지만 외국인에게도 일정 요건 아래 적용되면서 예상하지 못한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령 월 9만6000원 수준의 보험료를 기준으로 약 10년치인 1150만원가량을 추후납부할 경우 매달 22만원이 넘는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단순 계산으로는 약 4년3개월 정도 연금을 받으면 추후납부한 금액을 회수하게 되고 이후부터는 연금 수령액이 납부액을 넘어설 수 있다. 더 논란이 되는 부분은 수급자가 한국을 떠나 해외에서 거주하더라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연금 지급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한국에서 체류하거나 근무한 기간이 극히 짧은 외국인도 제도를 활용해 장기간 국민연금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회에서도 문제 제기가 나왔다. 외국인 수급자의 경우 국내 체류 여부나 실제 거주 상태, 사망 여부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는 외국인 관련 사례가 연간 약 500~1000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제도 정비 필요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모든 외국인이 단기간 근무만으로 자동으로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민연금 가입 이력과 추후납부가 가능한 기간, 체류자격과 관련 규정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따라서 ‘외국인은 한 달만 일하면 누구나 평생 연금을 받는다’고 일반화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그럼에도 이번 사례는 국민연금 추후납부 제도가 당초 취지와 다른 방식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는 논란을 불러왔다. 특히 내국인 가입자들은 장기간 매달 보험료를 부담하는 반면 일부 외국인이 짧은 가입 이력을 바탕으로 한꺼번에 보험료를 내고 연금 수급권을 확보할 수 있다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결국 핵심은 국적 자체가 아니라 납부 기간과 실제 국내 경제활동 기여도에 비례해 연금 수급권을 설계할 것인지, 그리고 추후납부 제도의 대상과 기간에 별도의 제한을 둘 것인지에 있다. 정부가 제도 개선에 나선다면 외국인 가입자의 추후납부 허용 범위, 최소 실제 가입기간, 해외 장기거주자의 수급 관리, 사망·체류 여부 확인 절차 등을 함께 손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려면 가입자들이 납부와 급여 체계가 공정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 제도적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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