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도끼만행 50주년…“평화는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판문점 도끼만행 50주년…“평화는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북한군 도끼 공격으로 미군 장교 2명 희생 보니파스·배럿 유족 50년 만에 현장 찾아 추모 유엔사 “DMZ의 근본적 진실은 변하지 않았다” 1976년 8월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발생한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이 50주년을 맞았다. 유엔군사령부는 18일 당시 사건 현장 인근에서 고(故) 아서 보니파스 소령과 마크 배럿 중위를 기리는 50주기 추모식을 거행했다. 추모식에는 두 희생자의 유족을 비롯해 스캇 윈터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과 한·미 군 관계자 등 130여 명이 참석했다. 1976년 8월 18일, 판문점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은 당시 공동경비구역에서 시야를 가리던 미루나무의 가지를 제거하던 유엔군 측 작업 인원들을 북한군이 공격하면서 발생했다. 북한군은 작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한 뒤 미군과 한국군 인원들을 공격했고, 이 과정에서 미군 장교 아서 보니파스 대위와 마크 배럿 중위가 목숨을 잃었다. 보니파스는 사후 소령으로 추서됐다. 사건은 단순한 충돌로 끝나지 않았다. 한반도에서 다시 전면전이 벌어질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로 긴장이 급격하게 고조됐다. 사흘 뒤인 8월 21일 한미 측은 대규모 병력을 동원한 **‘폴 버니언 작전(Operation Paul Bunyan)’**을 실시해 문제의 미루나무를 제거했다. 작전에는 지상 병력뿐 아니라 전투기와 폭격기 등 강력한 군사력이 동원되면서 북한에 확고한 대응 의지를 보여줬다. 50년 뒤 다시 판문점 찾은 유족들 50주기 추모식에서 희생자 유족들은 가족으로서 기억하는 두 장교의 삶과 희생을 되새겼다. 배럿 중위의 조카 스테이시 애덤스는 미국의 전통적 표어인 **‘E pluribus unum’(다수로부터 하나로)**을 언급하며 국가를 위해 복무하는 군인들의 헌신을 기렸다. 보니파스 소령의 딸들도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전했다. 첫째 딸 베스 보니파스는 아버지가 순직하기 약 1년 전 가족에게 보낸 편지를 소개했다. 편지에는 판문점에서 북한군의 도발적 행동을 목격하며 당시 상황을 매우 위험하게 인식했던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야 아버지의 용기와 희생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게 됐다는 취지로 고인을 추모했다. 유엔사 “50년 흘렀지만 DMZ의 근본적 진실은 불변”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관의 추모사는 스캇 윈터 부사령관이 대신 낭독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추모사를 통해 반세기 동안 세계는 크게 변했지만 DMZ가 가진 근본적인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남겼다. “평화는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상태가 아니다. 지켜내고 쟁취해야 하며, 때로는 피로써 대가를 치러야 하는 매우 취약한 조건이다.” 이어 보니파스 소령과 배럿 중위의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유족들은 공식 추모식 이후 군사분계선 인근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 부근을 찾아 다시 한번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50년이 지나도 끝나지 않은 판문점의 교훈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이 남긴 가장 중요한 교훈은 당시 두 미군 장교의 희생만이 아니다. 사건 발생 당시 북한의 공격으로 한반도는 순식간에 군사적 충돌의 문턱까지 치달았다. 이후 한미가 압도적인 군사력을 동원한 폴 버니언 작전을 전개하면서 추가 충돌 없이 미루나무 제거 작업을 마쳤다. 따라서 이 사건은 대화와 평화를 추구하는 것과 동시에 실제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군사적 대비태세를 유지하는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역사적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50주년을 맞은 2026년에도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과 한반도 군사적 긴장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평화를 원한다는 선언만으로 평화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판문점에서 희생된 두 장교를 추모하며 유엔사가 던진 메시지는 그래서 더욱 무겁다. “평화는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50년 전 판문점에서 흘린 피가 오늘 우리에게 남기는 가장 분명한 경고이자, 기억해야 할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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