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사관학교 통합 논의 재점화…“합동성 강화 필요하지만 해사 진해 이전은 별개 문제”
국군사관학교 통합 논의 재점화…“합동성 강화 필요하지만 해사 진해 이전은 별개 문제”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하나로 통합하는 국군사관학교 창설 논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래전 환경에 맞춰 합동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있지만, 해군사관학교까지 진해를 떠나 통합 부지로 이전해야 하는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사관학교 통합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방부 장관이 교체되더라도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이라는 큰 틀의 개혁 방향이 쉽게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합동성 강화와 물리적 통합은 다른 문제” 사관학교 통합의 핵심 명분은 미래전 대비다. 드론과 사이버, 우주, 인공지능이 결합되는 전장에서는 육·해·공군이 따로 움직이는 방식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 생도 시절부터 서로의 작전환경을 이해하고 합동작전 개념을 익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교육 과정의 통합과 학교를 한 장소로 옮기는 물리적 통합은 반드시 같은 의미는 아니다. 특히 해군 장교 양성 과정은 바다라는 교육환경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항해, 함정생활, 해양생존훈련, 조류와 기상, 항만·함정 운용 등은 단순한 교실 수업만으로 충분히 익히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해군 장교에게 바다는 단순한 실습 장소가 아니라 교육의 일부인 만큼, 해군사관학교를 내륙 통합 캠퍼스로 이전할 경우 해양 전문성과 정체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진해는 단순한 주둔지가 아닌 ‘군항도시’ 해군사관학교 이전 문제는 지역사회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진해는 오랜 기간 해군사관학교와 해군기지, 군인 가족, 지역주민이 함께 생활해 온 대표적인 군항도시다. 해군 관련 시설은 도시의 역사와 문화뿐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해 왔다. 진해는 과거에도 군 관련 기관 이전을 경험했다. 1995년 말부터 1996년 사이 육군대학이 대전으로 이전했고, 2007년에는 해군작전사령부가 부산으로 이동했다. 당시 진해 전체 인구나 지역내총생산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은 아니었지만, 군인과 가족들의 소비 비중이 컸던 중앙시장과 서부 원도심, 음식·숙박·소매업계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육군대학이 떠난 여좌동 부지가 이후 장기간 활용처를 찾지 못했던 사례도 지역사회에서는 이전의 부작용으로 거론된다. 해사 이전 땐 교육·관광·지역경제까지 영향 해군사관학교가 진해에서 이전할 경우 단순히 생도와 교수진만 이동하는 문제가 아니다. 입학식과 졸업식, 각종 군 행사에 참석하는 가족과 방문객의 소비도 함께 줄어들 수 있다. 또한 해군사관학교와 연계해 형성돼 온 진해의 군항 관광 콘텐츠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진해군항제와 해군 관련 관광자원이 오랫동안 함께 발전해온 만큼 해사 이전이 지역의 관광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전 추진한다면 교육성과·지역피해 검증 먼저 해군사관학교 이전이 실제 정책으로 추진될 경우 몇 가지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우선 통합 이후 해군 장교의 전문성과 교육성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동시에 진해 원도심과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국가 차원의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진해 시민과 지역사회, 해군 구성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정책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이전 결정을 먼저 내리고 이후 보상대책을 논의하는 방식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미래전 대비 핵심은 통합 아닌 전문성과 합동성의 균형” 사관학교 개편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 앞으로 수십 년간 대한민국 군을 지휘할 장교를 양성하는 문제다. 따라서 육·해·공군이 함께 싸울 수 있는 합동성을 강화하면서도 각 군이 가진 고유한 전문성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특히 해군의 경우 해양이라는 특수한 작전환경이 존재하는 만큼 공통교육은 확대하되 군별 전문교육과 교육환경을 유지하는 방식도 대안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군사관학교 논의의 성패는 세 학교를 한곳에 모으는 것 자체보다, 미래전에 필요한 합동성과 각 군의 전문성을 동시에 얼마나 지켜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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