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튀르키예 스텔스기 KAAN 48대 도입…14조원 초대형 계약, KF-21에 미칠 파장은
100억 달러 규모 48대 도입…튀르키예 방산 수출 사상 최대급 PTDI 현지 생산·기술 이전 조건 포함…10년에 걸쳐 순차 인도 KF-21 분담금은 대폭 줄인 인도네시아, KAAN에는 대규모 투자…향후 협력 구도 주목 인도네시아가 튀르키예의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KAAN(칸) 48대 도입에 나서면서 동남아시아 전투기 시장의 판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계약 규모는 약 100억 달러, 한화 약 14조원에 달한다. 단순한 전투기 구매를 넘어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까지 포함하는 장기 방산협력 사업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한국과 KF-21 보라매 공동개발 사업에 참여해 온 국가다. 개발 분담금 문제로 한국과 오랜 협상을 벌인 끝에 분담금 규모를 크게 낮춘 상황에서 튀르키예의 차세대 전투기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향후 KF-21 협력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인도네시아, KAAN 48대 선택 인도네시아가 선택한 KAAN은 튀르키예 항공우주산업(TAI·TUSAŞ)이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전투기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서 국가 가운데 하나다. 수많은 섬과 넓은 영공을 방어해야 하기 때문에 장거리 작전 능력을 갖춘 현대적인 공군력 확보가 중요한 국가안보 과제로 꼽힌다. 기존 F-16 등 노후 전력의 교체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인도네시아는 프랑스 라팔 도입에 이어 KAAN까지 선택하면서 특정 국가의 전투기에 의존하지 않는 다원화된 공군 전력 구축 전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KAAN 사업은 스텔스 설계와 내부 무장창, AESA 레이더를 비롯한 첨단 센서 체계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향후 튀르키예가 개발 중인 무인전투기 크즐엘마와 ANKA-3 등과 연계하는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도 구상되고 있다. 다만 KAAN은 아직 개발 중인 전투기라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따라서 현재 제시되는 일부 성능은 이미 완성·검증된 실전 배치기의 확정 성능이라기보다 개발 목표와 향후 구현 계획의 성격이 강하다. 인도네시아를 움직인 핵심은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이번 계약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가격만이 아니다. 튀르키예 측은 인도네시아 국영 항공우주기업 **PT 디르간타라 인도네시아(PTDI)**가 부품 생산 등에 참여할 수 있는 현지 산업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기술 이전도 중요한 조건으로 거론된다. 인도네시아 입장에서는 완성된 전투기를 해외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자국 항공산업이 생산 과정에 참여하고 관련 기술을 축적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큰 전략적 가치를 가질 수 있다. 이번 사업에는 전투기뿐 아니라 조종사·정비인력 교육, 시뮬레이터, 군수지원 등의 패키지가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48대는 향후 약 10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즉 이번 계약은 사실상 인도네시아와 튀르키예가 장기간 항공방산 산업을 연결하는 전략적 협력 프로젝트에 가깝다. 그런데 한국에는 KF-21 분담금을 줄였다 한국에서 가장 민감하게 바라볼 부분은 역시 KF-21이다.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KF-21 공동개발 사업에 참여했지만 개발 분담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못하면서 한국과 장기간 갈등을 겪었다. 결국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당초 계획했던 분담금 규모를 대폭 조정했고 인도네시아 부담액은 약 6000억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당초 기대됐던 인도네시아 현지 공동생산 구상 역시 변화했고, 향후 전투기 확보 방식도 완제품 구매 중심으로 바뀌는 흐름이 나타났다. 그런 상황에서 인도네시아가 KAAN 48대 도입에 약 14조원을 투입한다는 소식이 나온 것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KF-21 개발 분담금은 줄이면서 왜 튀르키예 전투기에는 14조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두 사업의 성격과 지출 시점, 계약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금액만 놓고 인도네시아가 KF-21을 포기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이르다. KAAN 선택이 곧 KF-21 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KAAN 계약이 발표됐다고 해서 인도네시아가 KF-21을 곧바로 포기했다고 해석하는 것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두 기체가 지향하는 역할에는 차이가 있다. KF-21은 단계적으로 성능을 발전시키는 한국의 차세대 전투기이며, KAAN은 튀르키예가 본격적인 스텔스 전투기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플랫폼이다. 인도네시아가 장기적으로 라팔 + KF-21 계열 + KAAN 등 서로 다른 기종을 조합하는 다층적인 공군력 구성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지나치게 많은 전투기 기종을 운용하면 정비시설과 부품, 무장, 조종사 교육 및 군수지원 체계가 복잡해지고 비용이 크게 증가한다. 따라서 향후 인도네시아가 실제로 어떤 전력구조를 선택할지는 추가 계약과 예산 배분을 지켜봐야 한다. KF-21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단기적으로 KF-21 개발 자체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 KF-21은 이미 한국 공군을 중심으로 양산 및 전력화가 진행되는 독자적인 사업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도네시아와의 수출·산업협력 관계다. KAAN 사업에서 인도네시아가 원하는 수준의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참여를 확보한다면 향후 KF-21 추가 도입 협상에서도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의 조건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또 하나는 국제시장에서의 경쟁이다. 향후 KAAN 개발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수출이 본격화되면 KF-21과 일부 해외시장에서 경쟁 관계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KAAN은 개발 일정과 엔진, 스텔스 성능 완성도, 양산비용 등을 앞으로 입증해야 한다. 이미 양산 단계에 들어선 KF-21과 아직 개발 과정에 있는 KAAN을 현재 시점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비교하는 것은 어렵다. 인도네시아의 선택은 '한 나라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전략 이번 결정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인도네시아의 방산 다변화 전략이다. 인도네시아는 미국산 F-16을 운용하면서 프랑스 라팔을 도입했고 한국과 KF-21 개발에 참여했다. 여기에 튀르키예 KAAN까지 추가하려 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가장 뛰어난 전투기 한 기종을 선택하는 방식이 아니라 미국·유럽·한국·튀르키예 등 여러 국가와 동시에 방산 관계를 구축하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무기 구매를 외교와 산업정책, 기술 확보 수단으로 동시에 활용하는 것이다. 튀르키예 역시 이번 계약이 계획대로 이행된다면 상당한 성과를 거두게 된다. 자국이 개발 중인 차세대 전투기가 본격적인 양산 단계에 진입하기도 전에 대규모 해외 고객을 확보함으로써 개발비와 생산단가 부담을 낮추고 국제 전투기 시장에 진입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48대가 실제로 언제, 어떤 조건으로 인도되느냐' 100억 달러 규모라는 숫자만 보면 초대형 계약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전투기 사업은 계약 발표와 실제 전력화 사이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KAAN 자체가 아직 개발 중이고 향후 엔진 확보, 시험비행, 스텔스 및 항전장비 성능 검증, 양산 일정 등을 넘어야 한다.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의 구체적인 범위 역시 실제 계약 이행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가 된다. 따라서 이번 계약의 진정한 의미는 단순히 **'인도네시아가 KAAN 48대를 샀다'**는 데 있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인도네시아가 차세대 공군력 구축에서 튀르키예를 새로운 핵심 파트너로 선택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한국에는 새로운 숙제가 생겼다. KF-21의 성능과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기술협력·현지 생산·후속 군수지원까지 포함한 수출 전략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느냐는 문제다. 인도네시아의 14조원 KAAN 선택은 튀르키예 방산에는 거대한 기회인 동시에, 한국에는 KF-21의 국제시장 전략을 다시 점검하게 만드는 신호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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