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에 최대 12.5% ‘강제노동 관세’ 확정…신안 염전노예 문제도 다시 수면 위로.
미국 정부가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않은 국가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관세 조치를 확정했다. 한국에는 일본과 유럽연합, 대만, 스위스 등과 같은 수준인 최대 12.5%의 추가 관세가 적용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3일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60개 경제권에 10% 또는 1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강제노동 제품의 수입금지 제도를 시행하거나 도입을 약속한 일부 국가는 10%가 적용되지만, 그 밖의 조사 대상국에는 원칙적으로 12.5%가 부과된다. 한국은 일부 품목에서 기존 최혜국 관세율 등을 고려해 10% 또는 12.5%를 적용받게 된다. 미국에서 조달하기 어려운 원자재나 미국 경제와 공급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품목 등은 예외 대상으로 분류될 수 있다. 미국은 이번 조치가 값싼 수입품을 막기 위한 일반적인 보호무역 정책만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강제노동 제품의 유통을 제대로 차단하지 않는 국가의 제도와 관행이 미국 기업과 노동자에게도 불공정한 부담을 준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에 대한 관세 결정이 알려지면서 전남 신안 지역 염전에서 발생한 노동착취 문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정부는 앞서 신안 염전의 강제노동 의혹을 지속적으로 조사해 왔다. 이후 미국 세관국경보호청(CBP)은 2025년 4월 전남 신안의 태평염전에서 생산된 천일염과 관련 제품에 대해 미국 내 반입을 보류하는 수입금지 명령을 내렸다. CBP는 조사 과정에서 노동자에 대한 기만과 이동 제한, 위협과 폭력, 임금 체불, 과도한 노동시간 등 강제노동을 보여주는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항만에 도착한 해당 업체의 소금과 관련 제품은 억류 대상이 됐다. 이 조치는 한국 기업의 제품이 강제노동 문제로 미국의 수입제한 대상에 오른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에서는 이른바 ‘염전노예 사건’이 여러 차례 드러났지만,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처벌, 노동환경 감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계속돼 왔다. 다만 이번 12.5% 관세가 신안 염전 사건 하나만을 근거로 부과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USTR은 한국을 포함한 각국이 강제노동 생산품을 차단할 수 있는 법률과 수입금지 제도를 제대로 마련하고 집행했는지를 종합적으로 조사했다. 그럼에도 미국이 신안 염전 생산품에 실제 수입금지 조치를 내린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국내 강제노동 문제가 이번 통상 압박과 전혀 무관하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정부는 조사 과정에서 기존 한미 무역 합의와 국내 노동·인권 제도를 설명하며 우대 조치를 요청했지만, 결국 일본과 같은 관세 수준을 적용받게 됐다. 향후 한국이 추가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외교적 협상을 넘어 강제노동 제품의 생산과 유통을 차단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신안 염전과 같은 취약 사업장에 대한 관리·감독을 실질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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