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킹 프라임 칼럼] 검찰청은 폐지 수순에 들어가고, 3군 사관학교 통합 논의까지 나오는데도 침묵하는 검사와 장교들 나라의 앞날이 캄캄하다
국가기관은 권력이나 예산으로 연명하는 집단이 아니다. 국민의 생명과 자유, 국가의 헌법 질서를 지키는 역할을 다할 때 비로소 존재 이유를 인정받는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의 법치와 국방을 떠받쳐 온 두 축이 동시에 거대한 변화를 맞고 있다. 78년 동안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의 한 축을 담당해 온 검찰청은 이제 폐지 수순에 들어갔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대폭 축소됐고, 조직 자체도 새로운 체계로 재편되는 상황이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수사 과정의 오류를 바로잡고 권리를 보호하는 장치가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방 분야도 마찬가지다. 각 군의 정체성과 장교 양성 체계의 근간인 3군 사관학교 통합 논의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가안보의 뿌리를 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충분한 공론화와 국민적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런데 이처럼 법치와 안보의 근간이 흔들리는 중대한 변화 앞에서 정작 가장 먼저 목소리를 내야 할 검사들과 각 군 장교들은 깊은 침묵 속에 있다. 국민은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그렇게 침묵한다고 해서 자신들만 안전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인가. 검사들은 그동안 '법치주의의 최후 보루'를 자처해 왔다. 장교들은 '국가안보의 핵심'이라는 사명감을 강조해 왔다. 그렇다면 조직의 존립과 국가 시스템의 근간이 바뀌는 순간, 국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설명하고 필요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야말로 공직자로서의 책임이 아닌가. 자신들의 조직이 근본적인 변화를 맞고 있는데도 "이것은 국가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국민에게 설명하고 토론을 요청하는 당당한 목소리가 거의 보이지 않는 현실은 안타깝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특정 정당을 위해 행동하지 말라는 원칙이지, 국가 시스템의 변화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법치주의와 국가안보라는 핵심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면, 전문성을 가진 구성원들이 국민에게 설명하고 우려를 전달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공직의 책임이다. 지금 이어지는 침묵은 신중함으로 보이기보다 책임 회피로 비칠 수 있다. 조직의 존립보다 승진과 보직, 인사만 먼저 고려한다는 인상을 국민에게 준다면 국가기관에 대한 신뢰는 더욱 약해질 것이다. 더 이상 침묵 뒤에 숨지 말아야 한다. 조직을 위한 목소리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법치와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의견이라면 직을 걸 각오로 말할 수 있는 용기 또한 공직자의 책무다. 국민은 권력의 눈치를 보는 조직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은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필요한 순간에는 책임 있게 의견을 밝힐 수 있는 국가기관을 원한다. 법치와 안보의 중대한 변화 앞에서도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조직이라면, 국민은 그 조직의 존재 이유를 다시 묻게 될 것이다. 국가기관의 존재 가치는 침묵이 아니라 책임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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