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현상을 말하다 29. [로마제국쇠망사(에드워드 기번)]를 상기하라
[로마제국쇠망사(1776-1788)]는 세계를 바꾼 책이자 각국 지도자들의 필독서가 된지 오래다. 무엇보다 한국은 민주화 이후 장기간 쇠퇴를 거쳐 10년전부터 국가흥망(해체)의 패턴이 일상화되었기 때문에 필독서이다. 저자는 1765년 이탈리아 여행에서 품은 구상에서 시작하여, 스위스로 이주해 외부와의 모든 접촉을 끊은채 12년, 이 기간은 카이사르의 종군기와 일치한다, 에 걸쳐 6권의 대작으로 완성했다. 로마제국는 콘스티아누스에 동서제국으로 분리되고, 동서로마제국은 멸망까지 천년의 격차가 존재한다. 아마추어 역사가의 펜에 의해 제정 말기부터 중세를 거쳐 로마의 전체성이 조망된 것이다. 서로마제국은 최전성기 5현제 시대의 마지막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선택, 즉 아들(Commodus)에의 양위로 시작된 황제권의 추락으로인해 서로마제국의 멸망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았다. 반면 동로마제국은 콘스탄티노플에 세워진 난공불락의 도시에 자리잡아 강력한 이교도에 맞서 아시아의 부를 지키며 흑해와 지중해를 잇는 중요한 해협을 제압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로마는 도시에서 거대한 제국으로 확대되었다는 사실은 역사상 유례가 없었다는 사실인 동시에 로마의 쇠퇴는 융성기에 잉태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오늘날 기번의 분석은 현대 경영학에서 차용할 정도이다. 즉, 서로마제국은 태평성대의 번영을 누렸으나 시간이 경과하며 제정 초기에 정착되었던 평화를 위한 민중의 정신도 희미해졌으며, 군주권은 호기심과 허영심으로 대체되었고, 국민의 풍기는 타락한채 사리사욕만 추구하게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민주화 40년'이된 한국의 시대상도 로마 말기와 유사한 것이다. 건국과 조국근대화 당시 지도자 뿐 아니라 기업인, 군인, 과학자, 관료에 이르기까지 조국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 기꺼이 헌신하여 '20세기 유일의 경이(only wonder)'를 이루었으나, 민주화와 함께 '한국병'이란 국가지도력이 총체적으로 실종되고 도덕, 교양, 역사가 사라지고 사리사욕만 차리게된 것이다. 용기와 지성을 겸비한 차세대 지도자라면 역사는 "도전과 응전(아놀드 토인비)"이며,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E.H. 카)"라는 근대 역사학의 정리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비전, 카리스마, 국정운영능력을 관통하는 지성은 단순히 특정 역사 보다 거시사 및 문명사와 같은 전체적 관점을 갖추어야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2026.9.14 하봉규명예교수(부경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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