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자주포, 미국 시장 첫 진입…한화 ‘차륜형 K9MH’ 미 육군 시제품 사업 단독 선정
국산 K9 자주포를 기반으로 개발한 차륜형 자주포 ‘K9MH’가 세계 최대 방산시장인 미국에 진입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자회사 한화디펜스USA가 미 육군 차세대 자주포 시제품 개발 사업자로 단독 선정되면서, 향후 대규모 양산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육군은 한화디펜스USA와 기동 전술포(Mobile Tactical Cannon·MTC) 시제품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는 K9MH 6문을 우선 납품하고 향후 12문을 추가 공급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다. 최대 18문까지 공급될 경우 시제품 사업 규모는 약 2억6290만달러, 한화로 약 3700억원 수준이다. 이번 사업은 미 육군이 운용 중인 M777 155㎜ 견인포를 대체하기 위한 차세대 포병 전력 현대화 사업이다. 미 육군은 향후 약 4년간 시제품 납품과 성능시험을 진행한 뒤 양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M777 대체 물량을 고려할 경우 본사업이 약 500문, 최대 10조원 안팎 규모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재 확정된 것은 시제품 개발·공급 계약이며, 10조원 규모 양산 수주는 향후 시험 결과와 미 육군의 최종 사업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궤도형 K9에서 8륜 차륜형으로 K9MH는 기존 궤도형 K9 자주포를 기반으로 개발됐지만 운용 개념은 상당히 다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포병 전력의 생존성이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면서 미 육군은 발사 이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차륜형 자주포에 주목해왔다. 대포병레이더와 드론을 통해 포병 위치가 빠르게 노출되는 현대전에서는 ‘쏘고 즉시 이동하는 능력’이 생존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화는 이런 미 육군의 요구를 겨냥해 K9의 화력체계를 8륜 차륜형 플랫폼에 결합한 K9MH를 개발했다. 최고 속도는 도로에서 시속 100㎞ 수준이며 자동화 포탑을 통해 포탄과 장약의 장전 및 발사를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155㎜ 포탄을 분당 최대 8~9발 발사할 수 있고, 신속한 배치와 사격 후 철수가 가능하도록 개발된 것이 핵심이다. 독일·영국·미국 방산업체 제치고 단독 선정 이번 사업에는 독일 라인메탈, 영국 BAE시스템즈, 이스라엘 엘빗시스템즈,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 등 글로벌 방산업체들이 경쟁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복수 업체가 시제품을 제작해 경쟁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미 육군은 한화를 시제품 개발업체로 단독 선정했다. 이는 K9 계열 자주포가 이미 여러 국가에서 운용되며 확보한 실전 운용 경험과 함께 빠른 개발·납품 능력, 미국 현지 생산 및 공급망 확대 전략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디펜스USA는 미국 앨라배마주에 K9MH 시험시설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아칸소주에서는 155㎜ 포탄 관련 소재 생산시설 건설도 준비하고 있다. 단순히 한국에서 생산한 무기를 미국에 판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현지 생산과 공급망을 결합해 미국 방산 생태계 안으로 직접 들어가는 전략이다. K방산,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시험대 이번 계약의 의미는 단순히 자주포 몇 문을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미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국방 예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성능과 운용성을 인정받을 경우 NATO 회원국과 다른 서방 국가들의 무기 도입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K9은 이미 폴란드·핀란드·노르웨이·호주 등 여러 국가로 수출됐지만 미국 본토의 주요 무기체계 사업에 직접 진입하는 것은 상징성이 크다. 향후 미 육군의 시험평가를 통과해 양산 계약까지 이어질 경우 K9 계열은 기존 궤도형 자주포를 넘어 차륜형 자주포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시제품 사업과 본양산 계약은 별개다. 향후 4년 동안 미 육군의 성능시험, 운용평가, 예산심의 등을 통과해야 본격적인 대량생산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그럼에도 세계적인 방산기업들과의 경쟁에서 한화가 단독 시제품 사업자로 선정됐다는 사실 자체가 K방산의 미국 시장 진입에 중요한 전환점이라는 평가다. K9이 유럽과 아시아를 넘어 미국에서도 실제 미 육군의 포병 전력으로 채택될 수 있을지, 향후 4년간 진행될 시험평가 결과가 K방산의 다음 확장 방향을 결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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