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KF-21 장거리 공대공 유도무기 핵심 ‘램제트 추진기관’ 경쟁 본격화
현대로템이 수십 년간 축적한 로켓·램제트 추진기술을 바탕으로 KF-21용 장거리 공대공 유도무기 개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지상무기 기업으로 널리 알려진 현대로템이 항공우주 추진기관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차세대 유도무기 핵심 기술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현대로템의 항공우주 추진기술 역사는 199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정공 시절인 1994년 액체 발사체 개발에 참여했고, 1995년 충남 서산에 연소시험장을 구축했다. 이후 국내 최초 액체추진로켓 KSR-Ⅲ 사업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사업에 참여하며 추진기관 시스템과 시험설비 제작 경험을 쌓았다. 최근에는 램제트와 이중램제트 등 고속 추진기관 분야로 기술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대로템은 2000년대부터 램제트 엔진 기술을 개발해 왔으며,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추진한 극초음속 비행체 연구개발 사업에도 참여했다. 특히 2018년부터 ADD의 ‘하이코어(HyCore)’ 프로젝트에 참여해 연소기 조립체 등 주요 구성품을 담당했다. 2024년 시험에서는 최고 고도 약 23㎞, 최고 속도 마하 6 수준의 비행 성능이 확인됐다. KF-21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핵심은 ‘추진력 유지’ 이 같은 기술 축적은 현재 추진되고 있는 KF-21용 장거리 공대공 유도무기 개발과 직접 연결되고 있다. ADD는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체계개발을 위해 체계완성품을 비롯해 레이더 제어기, 기체구조, 추진기관, 탐색기, 탄두, 신관 등 주요 구성품에 대한 업체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기체구조·추진기관’은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의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분야로 꼽힌다. 현대 공중전은 조종사가 육안으로 상대 전투기를 확인하기 전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가시거리 밖 전투, 이른바 BVR(Beyond Visual Range) 교전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은 단순히 멀리 날아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장거리 비행 이후에도 충분한 속도와 에너지를 유지해야 하며, 종말 단계에서 적 전투기가 급격한 회피기동을 하더라도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추진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일반적인 로켓 방식보다 비행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추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램제트 계열 추진기관이 차세대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램제트는 비행 중 유입되는 공기를 압축해 연료와 연소시키는 방식이다. 별도의 대형 산화제를 탑재할 필요가 줄어드는 만큼 장시간 고속 비행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램제트는 정지 상태에서 스스로 작동하기 어렵기 때문에 초기 가속과 램제트 전환 과정, 공기흡입구와 미사일 기체 설계 등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정밀하게 통합해야 한다. 따라서 엔진 자체 성능뿐 아니라 기체·추진기관 통합 설계와 반복적인 시험 능력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서산 시험장 이어 무주에 항공우주 생산기지 추진 현대로템은 시험·검증 인프라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충남 서산의 액체로켓엔진 시험시설에서 추진기관 시험을 진행하는 한편, 향후 항공우주 분야의 연구개발과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별도 생산기지 구축도 추진한다. 현대로템은 오는 2034년까지 약 3000억원을 투자해 전북 무주에 덕티드 램제트와 이중램제트 엔진 등을 연구·생산하는 항공우주 종합 생산기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재사용 우주발사체 분야에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재사용 발사체용 메탄엔진 기술 개발 과제를 수주했다. 메탄엔진은 기존 케로신 계열 연료에 비해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그을음이 적어 반복 사용과 정비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로템은 2006년 국내에서 메탄엔진 연소시험을 수행하는 등 관련 기술을 축적해 왔다. KF-21 국산 장거리 공대공 무장 확보 여부 주목 KF-21의 전력화가 진행되면서 국산 장거리 공대공 유도무기 개발은 한국 공군의 독자적인 공중전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투기 자체를 국산화하더라도 핵심 공대공 미사일을 해외 제품에 의존할 경우 공급망과 수출 승인, 성능개량 과정에서 제약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산 장거리 공대공 유도무기가 개발되면 KF-21은 전투기와 레이더, 데이터링크뿐 아니라 핵심 공대공 무장까지 국내 기술로 운용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 램제트 계열 추진기관 개발에 성공할 경우 기술은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에 그치지 않고 초음속·극초음속 유도무기와 차세대 추진체계 등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이번 경쟁의 관건은 어느 업체가 단순한 시제품 제작을 넘어 고속 추진기관의 성능과 신뢰성, 기체 통합 능력, 실제 시험데이터를 동시에 입증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1990년대 액체로켓에서 시작해 누리호, 램제트, 극초음속 추진기관으로 기술을 확장해 온 현대로템이 KF-21의 차세대 장거리 공대공 무장 개발에서도 핵심 역할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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