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현/칼럼니스트 > 살다 살다 권총 실탄 100발이 스스로 다리가 달려 교도소 담장 밖으로 탈옥을 감행하는 기상천외한 블록버스터를 다 보게 된다.
대한민국 대전교도소에서 벌어진 이 눈부신 무장 탈주극의 전말을 뜯어보면, 작금의 나라 꼬라지가 얼마나 경이로운 수준으로 썩어 문드러졌는지 표현할 말이 생각이 안난다. 사건의 팩트는 명확하다. 대전교도소 장부에 적혀 있어야 할 K-5 권총용 실탄 100발이 허공으로 증발했다. 전수 조사 과정에서 천안교도소의 M16 소총 실탄 40발마저 추가로 사라진 사실이 밝혀졌다. 도합 140발의 살상용 실탄이 국가의 철통같은 보안 시설을 뚫고 야반도주를 친 것이다. 그런데 이 140발의 행방보다 진정으로 소름 끼치는 것은, 이 대형 치안 참사를 다루는 법무부와 경찰의 그 환상적인 핑퐁 게임이다. 법무부는 합동조사반을 꾸려 53명을 털고 가택 수색까지 벌였으나 끝내 실탄을 찾지 못했다. 그러자 자신들의 관리 부실과 무능을 덮기 위해, 만만한 교감 한 명을 희생양 삼아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며 우아하게 꼬리를 잘랐다. 바통을 이어받은 경찰의 수사력은 더욱 눈부시다. 실탄 140발이 털렸다는 수사 의뢰를 받고도, 증거가 부족하다며 해당 직원을 아예 입건조차 하지 않고 종결 처리증을 끊어주었다. 국가의 무기고가 털렸는데도 도둑을 잡을 생각은커녕, 증거가 없으니 사건 자체를 서랍 속에 조용히 밀어 넣고 문을 닫아버린 것이다. 법무부는 경찰이 불입건했으니 우리 손을 떠났다며 발을 빼고, 경찰은 증거가 없으니 우리 책임이 아니라며 서류를 반려한다. 미국의 역사가 밀턴 마이어는 이런 기막힌 관료주의의 본질을 이렇게 통찰했다. 책임이 모든 사람에게 분산될 때, 그 어떤 사람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명색이 국가의 치안과 법치를 수호한다는 두 거대 권력 기관이, 실탄이 허공으로 증발했는데도 서로의 엉덩이를 닦아주며 완벽한 무책임의 카르텔을 완성했다. 어디로 흘러갔는지 모를 저 총알이 당장 내일 어느 번화가에서 누구의 목숨을 앗아갈지 모르는 아찔한 시한폭탄이 되었음에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아무도 징계받지 않는 이 평화로운 뇌사 상태. 국민의 생명이 걸린 무기고가 털려도 네 탓 공방만 벌이며 합법적으로 수사를 덮어버리는 이 찬란한 나라 꼬라지를 보며, 오늘도 평범한 소시민들은 알아서 방탄조끼나 쇼핑 장바구니에 담아야 할 처지다.

국민 생명을 지킬 의무도 망각속에 저버린 개들이 한.두마리인가 저런 개들에게 주는 세금이 아깝다 개한마리 잘못 선택한 죄의 삭시다 지옥문 열고 들어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