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통수에 걸린 이재명 정권!
권력의 가장 어려운 순간은 반대파의 비판이 아니라 국민적 의혹과 불신이다. 최근 다수의 시민들이 재선거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서고 있다. 그 주장에 동의하든 않든, 민주주의 국가에서 중요한 것은 의혹을 해소하고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다. 의혹을 철저히 검증해 국민을 설득하거나, 법과 제도를 근거로 결과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길이다. 그러나 재선거 요구를 수용하기도, 거부하기도 어려운 정치적 딜레마 속에서 가장 위험한 선택은 꼼수와 강경 진압이다. 역사는 이를 수없이 증명해 왔다. 1989년 루마니아에서 니콜라에 차우셰스쿠(Nicolae Ceaușescu, 1918~1989) 정권은 민심의 경고를 무시한 채 공권력으로 위기를 돌파하려 했다. 그러나 거리에서 흘린 피는 공포가 아니라 분노를 낳았다. 결국 차우세스크와 그의 아내 엘레나(Elena)는 정권 붕괴 직후 체포되어 크리스마스 당일 시민군에게 총살당하는 비극적 최후를 맞았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루마니아의 공산 독재국가와 전혀 다른 민주공화국이다. 그럼에도 권력이 국민적 의혹을 투명하게 해소하기보다 억압과 통제로 대응할 경우, 정권의 정당성이 급속히 훼손된다는 사실만은 변함없는 역사적 교훈이다. 이런 와중에 이재명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또 다른 정치적 논쟁의 불씨가 되고 있다. 외교는 국가 운영의 중요한 책무이며 정상외교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그러나 국내에서 선거를 둘러싼 의혹과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이라면 국민은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된다. 지금 국가 지도자가 선결해야 할 과제는 해외 외교무대인가, 아니면 국내 정치의 불신과 분열의 해소인가. 정치에서 행보는 곧 메시지다. 국민이 의혹을 제기하고 거리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에서 지도자가 해외 순방에 나서는 모습은 지지자에게는 국정 운영의 연속성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반대편에서는 현실 인식의 부재 또는 문제 회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더욱이 재선거 요구가 확산되는 국면이라면, 해외 순방의 성과보다 국내 정치적 정당성의 문제가 더 큰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에서 권력의 최종 자산은 공권력도, 의석수도 아니다. 국민적 신뢰다. 재선거 요구를 수용할지, 거부할지는 헌법과 법률 그리고 정치적 판단의 영역이다. 그러나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국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과 절차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갈등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역사는 권력이 위기를 맞았을 때 무엇을 선택했는가를 기록한다. 그 기록은 훗날 정권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냉정한 판결문이 된다. - 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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