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러시아로 건너간 경유 17만t.... '국가 사망선고'가 될 수 있다!
북한군 포로 송환 협의를 둘러싼 잡음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한국발 석유제품의 러시아 유입 논란이 터졌다. 영국 가디언지가 항만 데이터와 선박 추적 기록을 토대로 울산과 여수 등 국내 항구에서 17만 6천 톤 상당의 석유제품이 14차례에 걸쳐 러시아 극동으로 향했다고 보도하자,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대러 제재에 역행하는 행위”라며 격렬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는 즉각 "수출통제 기준을 엄격히 이행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를 향해 공개 유감을 표했다. 그러나 이번 대응은 문제의 본질을 비껴간 소극적 해명이자 외교적 대응의 실패다. 이번 가디언 보도가 치명적인 이유는 단순한 추측성 기사가 아니라 선박 자동식별장치(AIS) 추적 데이터, 선적량, 기항 항구, 운송 횟수(7척·14회)까지 적시한 구체적 물증을 담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보도는 영국과 EU의 제재 대상 유조선들이 국내 항구에 버젓이 기항해 기름을 실어 나르고, 목적지를 제3국으로 속인 기만적 운송 정황까지 짚었다. 우크라이나는 전력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러시아 정유시설을 드론으로 타격하며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적의 연료 공급을 끊으려 피를 흘리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물동량 데이터와 함께 우방국 항구를 거친 경유가 러시아의 연료 난을 채워줬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그들에게 절망이자 분노일 수밖에 없다. 정밀 조사 데이터를 들고 조용히 설득해야 할 시점에 감정적 유감 표명으로 맞선 것은 전쟁 당사국에 반격의 판을 깔아준 격이다. 만약 이번 사태에 단순 통제 실패를 넘어 정부의 공식·비공식적 개입이나 제재 위반을 알면서도 방치한 치명적 방임이 확인된다면, 이는 정권의 위기를 넘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생존을 흔드는 대재앙으로 이어진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과 EU가 한국을 대러 제재 우회 및 방조국으로 규정하고 '2차 제재(Secondary Sanctions)'를 발동하는 순간, 주요 시중은행의 해외 달러 결제망(SWIFT)이 즉시 차단되고 원화 가치는 폭락하게 된다. 나아가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대한민국 핵심 주력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참여와 수출길이 전면 봉쇄되며, 국가 신용등급 추락과 외국인 자본 유출이라는 외환위기급 경제 충격을 피할 수 없다. 이러한 국가적 파국은 안보 무대에서 더욱 가혹하게 적용된다. 서방 제재 선박을 방임하고 제재망의 구멍을 방치한 국가라는 낙인이 찍히는 순간, 한미 간 핵추진 잠수함 기술 협력, 차세대 방산, 민간 원전 파트너십 등 완벽한 전략적 신뢰를 전제로 했던 국가 핵심 안보 프로젝트는 미 의회의 거부로 즉시 백지화될 수밖에 없다. 특히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전선 투입이 현실화된 마당에, 우리 항구를 거쳐 간 경유가 북한군의 무기와 수송 장비를 움직이는 동력원으로 쓰였다는 사실까지 드러난다면 상황은 완벽한 파국이다. 이는 국민적 법감정상 '적국에 핵심 동력원을 대어준 사실상의 이적(利敵) 행위'이자 안보 자해로 규정될 것이며, 국제무대에서 북·러 군사 밀착을 규탄해야 할 한국의 외교적 도덕성과 발언권 역시 완전히 소멸하고 말 것이다. 외교는 자존심 싸움이나 말싸움으로 풀 수 없다. 청와대와 외교부가 해야 할 일은 메신저를 향한 화풀이가 아니라, 가디언지가 적시한 7척의 선박과 14차례 운송 건에 대한 항만·관세 통관 전수조사 결과를 구체적인 데이터로 밝히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와 절대 무관함을 증명해야 한다. 그리고 최종 소유주와 제3국 우회 거래 여부를 철저히 가려내 미국, EU, 우크라이나에 정밀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 제도적 허점이 드러난다면 즉각 핀셋 행정명령을 내려 차단해야 한다. 억울함만 주장하며 전선을 넓힐 때가 아니다. 명확한 사실 입증과 재발 방지책만이 꼬인 외교 타래를 풀고, 한미동맹과 통상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생존을 지키는 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젤렌스키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감정적 대응만 하지않았어도 사태가 이 정도로 심각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우리 정부를 감싸지 않았을까? 김진안 전 삼성전자 중부유럽지역장 (20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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