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무거우려면 몸이 가벼워야 하옵니다... 前 경기감영 이방 이화영 옥중상소
쇠창살 틈으로 머리를 조아려 삼가 아뢰나이다 소신 이화영(李華泳)은 쇠창살 틈으로 머리를 조아려 삼가 아뢰나이다. 주상전하, 신이 옥중에서 듣자 하니 전하께옵서는 근래 좌불안석이시라, 밤이 되면 붓을 잡고 아무렇게나 휘갈겨 쓴 낙서를 편지랍시고 대신들에게 마구 날려 보내신다 하옵니다. 대신들이 새벽 파발 소리에 잠을 깨어 펴 보면 뜻도 알 수 없는 글이라, 모두 귀찮아 문을 걸어 잠근다 하옵니다. 신이 그 불면의 까닭을 아옵니다. 신이 옥에 있기 때문이옵니다. 허나 신 또한 잠이 오지 않사옵니다. 두 사람이 한 나라에서 밤새 눈을 뜨고 있으니, 이 어찌 군신동락(君臣同樂)이라 하지 않겠나이까. 신은 경기감영의 이방에 불과하옵니다. 이방이 무슨 재주로 북쪽 오랑캐에게 800만금을 보내겠나이까. 그 돈은 모두 경기감사로 계시던 주상께서 보위에 오르시기 위한 일이었사옵니다. 그렇다면 주범은 어디에 계시옵니까. 옥좌에 앉아 팔도를 호령하고 계시옵니다. 종범은 어디에 있사옵니까. 옥에 갇혀 죽을 날을 세고 있사옵니다. 천하에 이런 법이 어디 있사옵니까. 의금부(義禁府) 추국(推鞫)을 받을 때 신은 전하의 혐의를 대신 짊어졌사옵니다. 그 뒤 판관이 연어회와 술을 대접했다 하여 허위 자백을 했다고 우겼으나, 믿어 주는 이 없어 죄만 더 늘었사옵니다. 회 한 접시에 형기가 몇 해이옵니까. 조선 팔도에 이처럼 비싼 횟감은 없었사옵니다. 이 또한 누구의 책임이옵니까. 더구나 감영에서 함께 있던 김용, 정진상이는 벌써 옥문을 나갔사옵니다. 신만 남겨 두신 것은 법이 아니라 인정에도 어긋나옵니다. 어찌 신만 장마철 빨래처럼 걸어 두시나이까. 근일 송영길 대감이 옥문에 찾아와 입을 다물어 달라고 애걸복걸하였사오나, 그 대감은 한때 옥에 있다가 무죄 방면되어 나간 뒤 다시 등용되어 출세길이 활짝 열린 사람이옵니다. 감옥에서 나와 잘된 사람이 감옥에 있는 사람을 위로하러 오니, 이는 위안이 아니라 약 올리기이옵니다. 그가 평화외교특보라 하더니 평화는 간 데 없고 옥문외교만 남았나이다. 소신은 입이 무거운 사람이옵니다. 허나 입이 무거우려면 몸이 가벼워야 하옵니다. 소신의 석방(釋放)이 늦어지면 신도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어, 북쪽 오랑캐에게 800만금이 간 사연을 팔도에 아뢸 수밖에 없사옵니다. 신은 그리하고 싶지 않사옵니다. 다만 입이 몸을 따르는 것이옵니다. 주상전하, 신을 꺼내 주시면 전하께서는 낙서를 그만두고 단잠을 주무시게 될 것이옵고, 대신들은 새벽 파발에 시달리지 않게 될 것이옵니다. 신 한 사람을 놓아주어 온 조정이 잠드니, 이만한 선정이 어디 있사옵니까. 그러지 않으시면 머지않아 전하와 신의 자리가 바뀌어, 신이 전하의 옥바라지를 하게 될지도 모르옵니다. 주상전하, 신은 이방 출신이라 장부에 밝사오니 사식 값도 영수증을 붙여 올리겠나이다. 속히 옥문을 열어 주소서. 신은 매일 문 앞에서 기다리겠나이다. 옥중 이방 이화영 돈수재배(頓首再拜) 올림 前京畿監營吏房李華泳獄中上疏 伏以 臣前京畿監營吏房李華泳 獄中 隔鐵窓 叩頭謹奏。 臣聞殿下近日坐臥不安 夜則信筆亂書 投諸大臣 大臣皆厭之。臣竊以爲 殿下之不眠 非他 臣之在囚故也。然臣亦不寐。二人同夜不眠於一國 此非君臣同樂歟。 臣一吏房耳 安能以八百萬金送于北虜。此乃爲京畿監司登寶位之計也。然則主犯坐玉座 號令八道 從犯處囹圄 待死之日。天下寧有此理。 義禁府推鞫之日 臣代受殿下之嫌。後以判官鱠魚酒食之饋 妄稱虛招 其說不售 罪反加焉。一盤鱠魚 刑期幾年。此皆誰之責歟。 金龍鄭進相 同在監營 已出獄門 獨留臣一人 非法也 亦非情也。 宋永吉大監 臨獄門 哀乞臣緘口。然彼嘗在獄 無罪放免 復被登庸 前程洞開者也。以出獄得意之人 慰在獄之人 非慰也 乃戲也。曰和平外交特補 和平不見 獨餘獄門外交。 臣口重人也。然口重必待身輕。若遲釋放 臣不得已開口 以八百萬金之事 奏於八道。臣不欲也 口隨身耳。 伏願殿下 放臣一人 則殿下止亂書而安枕 大臣免曉驛之苦。一人出獄 而滿朝安眠 善政孰大於此。 不然 恐不日 殿下與臣易位 臣反爲殿下獄饋之役。臣出吏房 長於簿書 獄饋之費 當附憑票以進。 速開獄門。臣立門前以俟。 獄中吏房李華泳 頓首再拜 2026-10-09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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