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자들"
역사는 흘러간 과거의 기록에 그치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정체성과 이정표를 제시하는 거울입니다. 그렇기에 현대사의 아픔을 소재로 한 미디어가 세상에 나오고, 이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마음은 한층 무거워집니다. 엄연히 살아있는 유족들의 삶과 국가적 합의로 정리된 역사적 사실이 '창작의 자유'라는 이름 아래 너무나 쉽게 각색되는 모습을 봅니다. 역사적 맥락에 대한 깊은 이해가 부족한 젊은 세대가 화려한 연출과 자극적인 시나리오를 그대로 '진실'로 받아들일까 두려운 까닭은, 그 왜곡된 기억이 곧 우리 사회의 미래를 결정짓기 때문입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창작물들이 건강한 논의의 장을 열기보다는 진영 논리와 편가르기를 부추기는 도구로 소비된다는 점입니다. 당장의 재미나 상업적·정치적 목적을 위해 역사를 소비하고, 이에 환호하는 왜곡된 정체성이 번져가는 현상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입니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거창한 구호에 있지 않습니다. 과거의 상처를 진심으로 애도하고, 역사의 무게를 엄중히 받아들이며, 사실과 허구를 바로 볼 줄 아는 비판적 안목을 키우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표현의 자유가 소중한 만큼 그에 따르는 역사적·윤리적 책임 또한 무겁게 다루어지는 사회, 그리하여 왜곡된 스크린 속이 아닌 당당한 역사적 진실 위에 바로 서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2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